Life is not fair.
내가 거의 유일하게 진리라고 믿는 말이다. “삶(생명)은 공평하지 않다.”정도로 해석하면 좋겠다.
모든 생명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공평과는 거리가 멀다. 어떤 개체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고통을 겪다가 얼마 못 가 사멸하기도 하고, 어떤 개체는 돌연변이를 일으켜 진화의 단서가 되기도 한다. 생명의 속성에 공평이나 평등 따위는 없다. 다만 관찰되는 평균이 있고 우연으로 이루어진 진화가 있을 뿐이다.
진화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내가 아는 진화는 목적이나 결정된 경로 따위는 없다. 어디로 어떻게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환경에 얼마나 빠르게 대처하느냐가 관건일 뿐이다.
사실 평등, 공평이란 인간의 머릿속에서 나온 개념이다. 매우 인간적 개념이다. 바로 이 공평치 않음을 인식한 것이 종교나 철학의 시작이 아니었을까. 공평하지 않음을 설명할 무언가가 필요했을 것이다. 죄를 갖고 태어났다거나, 선택받았다거나 어떤 방식으로든 우위를 점한(권력을 가진) 자들의 당위를 설명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권력의 정당화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늘 필요한 것이니까.
우리가 신봉하는 민주주의라는 형식도 그 정당화의 한 표현일 지도 모르겠다. 물론 고대의 이야기처럼 신이 준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항상 특별하다고 우리에게 주입시키고 있다. “난 잘 할 수 있다!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너희들을 위해서! 그러니 나를 따르라.”라고. 이런 거짓에 속지 말아야 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Life is not fair!
내가 이 말이 진리라고 하는 것은 “진리니까 그냥 생긴 대로 살아!”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진리이고, 사실이고, 우리 앞에 늘 벌어지는 현상이지만 사람은 이것을 스스로 바꿀 수 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사람은 의식적(이성)으로 불공평(불평등)을 공평(평등)으로 바꾸는 지구상의 유일한 존재이다. 그래서 인간이 위대한 것은 아닐까! 나는 인간의 역사가 바로 이 불공평을 깨뜨려오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현대사회는 많이 공평해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깨뜨려야 할 불공평이 훨씬 많다. 그 불공평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들의 뒤를 따르는 사람들이 나올 것이다.
삶은 절대로 공평하지 않지만, 그것을 깰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있기 때문에 인간은 신보다 위대고 또 인간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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