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는데 그만 일어나야겠네. 순백엄마 오늘 고생 많았어.”
손님들이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했어요. 순백이도 얼른 사탕을 하나 집어 입에 넣고 일어나 엄마 뒤에 붙어서 따라갔어요.
“그만 갈게, 나오지 말아요. 순백이도 잘 있어라. 다음에 또 보자.”
엄마가 “안녕히 가세요. 다음에 또 놀러오세요”하며 인사를 했어요.
순백이도 “안녕히 가세요”하고 인사를 했지만 입에 사탕이 들어서 말이 동글동글하게 나왔어요.
엄마는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고 문을 닫으며 말했어요.
“어느새 또 사탕을 먹었니? 엄마가 사탕 많이 먹으면 안된다고 했지?”
“오늘은 이제 그만 먹어. 내일 또 줄 테니까.”
“응.”
엄마는 사탕과 과자 봉지를 들어서 냉장고 위에 올려놓았어요. 엄마가 늘 과자나 사탕을 올려놓는 곳이에요.
엄마가 상을 치우고 있는 동안 순백이는 엄마 옆에 서 있었어요.
엄마가 말했어요.
“순백, 너도 이제 컷으니까 엄마 좀 도와줘야지.”
순백이가 물었어요.
“엄마 정말 나 많이 컸어요? 나도 이제 형아예요?”
“그래, 그러니까 너도 이제 엄마를 돕는 착한 형아가 돼야지 동생들 보기에 안 창피하지.”
“그래, 알았어요. 나도 이제 형아니까.”
엄마는 행주를 주며 둥글게 상을 닦아서 한쪽에 모아 놓으라고 했어요.
“엄마, 다 했어요.”
“그래 수고했다. 우리 순백이 아주 잘 하는데.”
순백이는 기분이 좋아서 헤헤하고 웃었어요.
“이제 엄마 설거지 할 거니까 넌 저쪽에 가서 있어.”
“예.”
순백이는 작은 방에 있는 장난감 상자를 거실로 가져왔요. 그러곤 바닥에 앉아 장난감 몇 개를 꺼내서 가지고 놀았어요.
엄마는 설거지를 오랫동안 했어요. 손님이 많이 와서 그릇, 숟가락, 접시가 많았어요.
엄
마가 설거지를 하는 동안 입안에 사탕이 많이 녹아서 작아졌어요. 순백이는 사탕을 살짝 깨물어 봤어요. 사탕이 이 사이에서
“따닥” 소리를 내며 반으로 갈라졌어요. 그랬더니 단맛이 더 많이 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순백이는 한 번 더 이 사이에 사탕
조각들을 넣고 깨물었어요.
“와그작”하고 사탕이 여러 개로 쪼개졌어요.
사탕 깨무는 소리를 듣더니 엄마가 말했어요.
“엄마가 사탕 깨물어 먹는 거 아니랬지. 너 단거 먹었으니까 이 닦아야지.”
“치, 엄마는 안 닦으면서 왜 나보고만 닦으라고 그래.”
“엄마도 설거지 다 하고 닦을 거야. 어서 너 먼저 닦아.”
“정말 엄마도 닦을 거지?”
“응, 그렇대도. 어서 화장실 들어가. 깨끗이 닦아야 한다.”
사탕을 다 먹고 화장실에 들어온 순백이는 칫솔과 치약을 꺼내들었어요.
오늘 마지막으로 이를 닦은 사람은 아빠가
틀림없어요. 치약 중간이 쑥 들어가 있었으니까요. 순백이는 치약을 보면 누가 마지막으로 이를 닦았는지 알 수가 있어요. 엄마는
치약을 끝에서부터 짜서 쓰고 아빠는 중간부터 쭈~욱 짜서 쓰거든요.
순백이는 나도 아빠처럼 해봐야지 하며 칙약을 쭉 짜서 칫솔에 묻혔어요.
순백이는 칫솔을 앞니에 댔어요. 차갑고 시원한 향이 입안에 스며들었어요.
맨 먼저 앞니부터 닦기 시작했어요.
앞니를 닦자 위아래로
치카치카치카 치카치카
치카치카 칙칙칙
다음은 양쪽 어금니를 닦았죠.
오른쪽 어금니를 닦자 위아래로
차카치카 치카치카치카
치카치카 차키치카 칙칙칙
왼쪽 어금니를 닦자 위아래로
차카치카 치카치카치카
치카치카 차키치카 칙칙칙
이제 이 안쪽을 닦을 차례예요.
칫솔을 세로로 세워서 이 안쪽을 위아래 앞니부터 어금니까지 닦아요.
차코차코차코 축촉축촉
촉촉촉 차코차코
차코차코차코 축촉축촉
촉촉촉 차코차코
마지막으로 혓바닥도 닦아요.
슥삭슥삭 슥슥슥
“에엑~ 퉤~”
순백이는 입안에 치약을 다 뱉고 컵에 물을 한 가득 받아서 “아르르르르” 하고 입 안을 헹궜어요. 그러곤 손에 물을 한 움큼 받아서 입 주변을 닦았지요.
그리고 벽에 걸린 수건을 꺼내서 입을 주변을 닦고 엄마에게 소리쳤어요.
“엄마 다 닦았어요.”
“정말 다 닦았어? 그럼 혀로 만져봐. 보드라운 가.”
엄마는 혀로 이를 만졌을 때 느낌이 보드라운 느낌이 나면 깨끗하게 닦은 거라고 했어요. 순백이는 거울 앞에 서서 혀를
입술과 이 사에 넣고 돌려봤어요. 혀에 닿는 느낌이 보드랍고 미끌미끌 했어요. 그런데 혀를 윗입술과 이 사이에 넣으니까 꼭
원숭이 같았어요.
순백이는 화장실문을 열고 나가면서 소리쳤어요.
“엄마, 나 원숭이가 됐어요. 자, 보세요.”
엄마는 웃으며 순백이에게 말했어요.
“우리 아들 정말 원숭이 같네.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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