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각 저 생각

잃어버린 10년? 우린 100일 만에 모든 걸 잃었다.

이뤄질꿈 2008. 6. 3. 10:31
잃어버린 10년?
한나라당과 수구보수 세력은 작년 선거와 올해 선거에서 계속 10년을 잃었다고 말해왔다.
그들이 집권한 지 겨우 몇 개월, 우리는 그들이 하는 짓들을 보며 무엇을 되찾으려고 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자기들 마음대로 국정을 운영해서 자신들의 이익을 극화해야 하는데 10년 동안 마음대로 하지 못했으니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그들이 미치지 않고 10년을 잘 참은 것이 대견할 따름이다. 물론 그간에도 차떼기 등 본색을 간간히 보여주긴 했지만 말이다.

이명박 정부의 상황판단 오류
조중동이 열심히 노력해서 10년 만에 정권을 차지하자마자 그들은 곧바로 유실물 회수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그 모든 작업이 국민들에 의해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초반부터 이런저런 말도 안돼는 정책을 내놓더니 결국엔 엄청나 패착을 두고 말았다.
미국산 쇠고기 굴욕 협상. 아마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에서 협상체결하고 부시 만나면 미국이 좋아할 것이고, FTA 비준해서 돈 많이 벌 수 있다고 하면 국민들이 좋아할 거라고 생각 했겠지? 자기가 대통령이 된 것도 경제 살리겠다고 한 공약 덕분이었으니까.(지금 하는 걸로 봐서는 경제를 나 같은 가난한 놈 살기 힘든 방향으로 몰고 가는 것 같지만 말이다. ㅠㅠ)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큰 판단 오류를 범하고 말았다. 국민을 20년 전 수준으로 본 것이다. 지금은 감추면 숨겨지는 세상이 아니다. 누구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잘못된 정보를 걸러서 받아들일 정도로 국민들은 현명하다.
조중동과 수구보수 세력은 아직도 2~30년 전 향수에 젖어 국민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을 간과한 모양이다. 아니,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리 대놓고 국민을 기만하려고 한단 말인가?
하긴 요즘 촛불집회 강경 대응하는 걸 보면 경찰이나, 청와대나, 한나라당이나 모두 20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게 틀림없다. 그 누구도 사과를 하거나 반성하지 않으니 말이다. 폭력집회라서 강경대응한 거라고 잘 했다는 듯이 고개 빳빳이 들고 당당하게 말한다. 정말 기가 막힐 따름이다.

그 덕분에 국민은 모든 걸 잃었다.
초등학생들도 알 정도의 누구나 아는 말이 있다.
“재물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만 수입하기로 한 30개월 이상 미국 쇠고기 덕분에 우리는 모든 것을 잃었다.
위 격언대로 현 상황을 풀어보면, 재물 조금 더 얻으려고 건강을 갖다 바친 셈이다.
정말 할 말이 없다.

우리는 대기업 CEO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이명박 집권 후 지금까지의 행태를 보면 그는 엄청난 착각을 하는 것 같다. 그는 정부를 대기업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정부는 흑자를 내야 하는 기업이 아니다. 정부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조직이라는 기본적인 이해조차 없는 듯하다. 그는 부실 계열사 정리 매각하듯 적자를 보는 공기업을 민영화하려고 한다. 물론 정부 조직이나 공기업 중에서 일부가 방만하고 비효율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부실 계열사와는 기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 정부의 목적은 재정흑자를 내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민영화를 추진하려는 공기업들이 모두 국민의 생활과 직결돼 있다. 그래서 국민들이 민영화라는 말에 불안함과 공포를 느낀다는 것을 정말 모르는 것일까?
말이 많았던 의료보험 민영화에 대해 잠깐 생각해보자. 민영화하면 대한민국 1%에 속하는 사람들은 의료보험 민영화와 병원 영리법인화로 별로 손해 볼 일이 없을 것이다. 돈 많이 내고 더 친절하고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병원 가서 치료 거부당하고 돈 없으면 그냥 고통 받다 죽어야 하는 거 아니겠는가?
내가 전에 들은 바로는 우리나라 의료보험 체계가 OECD 국가들 중에서도 아주 잘 되어 있는 자랑할 만한 것이라고 한다. 왜 그나마 잘 만들어 놓은 것을 망가뜨리려고 하는 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제발 모든 것을 경제 논리로만 생각하지 말기 바란다.

골목대장 놀이를 그만하라
“이명박 정부”! 이게 현 정부 이름이다. 이명박 정부는 김영삼 때부터 이어오던 “땡땡 정부” 전통을 끊었다. 딴에는 “참여 정부”와 차별화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얼마나 이름 내세워서 대장 노릇하고 싶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요즘 언론에 나온 기사들을 보면 이명박 대통령이 소통하지 않아서 문제라고 한다. 그는 그저 골목대장일 뿐이다. 국민이 뭐라고 하든 상관없이 그저 너희들은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 왜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는 거야! 라며 호통만 치는 식이다.
국민이 바라는 대통령은 이런 모습이 아니다. 국민이 필요한 것을 살펴서 원하는 것들을 조정하고 실행하는 모습이 우리가 원하는 정부이고 대통령의 모습이다. 자신의 성과와 업적(대표적인 것이 대운하다.)만을 위해 밀어붙이는 독재 대통령 모습이 아니다.
제발 국민이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하지말기 바란다!

이제 겨우 100일 앞으로 갈 길이 더 많이 남았다.
이제 취임 100일이다. 지금까지 민선 대통령 중에 취임하자마자 나라꼴을 이 지경으로 만든 대통령은 이명박이 처음인 것 같다.
지금 내 심정 같아선 이명박 하야하고 국회도 해산하고 선거 다시 해서 나라를 제대로 돌아가게 만들고 싶다. 이게 나 혼자만의 생일 것 같지도 않다.
하지만 그러기엔 국민들이 너무 힘들다. 그러니 제발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정책들은 폐기처분하고, 국민이 원하는 것들을 다시 잘 추려서 국민 대다수가 찬성하는 방향으로 국정을 이끌어 주기 바란다.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그렇게만 한다면 이명박 대통령도 임기 다 마치고 홀가분하게 퇴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퇴임 후에도 집 주변에 철통같은 경비 안 세우고 방문객과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상황이 이런데도 이명박 대통령이 쇠고기, 대운하를 비롯한 각종 정책들을 끝까지 고집하고 계속 들었다 놨다 할 생각이라면, 아마 앞으로도 계속 국민들과 맞짱 떠야할 것이고 매우 좋지 않은 결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