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다

낙엽송가(落葉送歌)

이뤄질꿈 2022. 8. 1. 11:09

낙엽송가(落葉送歌)

 

봄부터 여름 내
사명을 다한
너희의 죽음은
숭고하다

착한 생을 마친 너희는
알록달록 수의를 입고
세상 낮은 곳으로 내려와
엎드려 있다

바람이 미는 데로
이리저리 쓸려 다니다
돌개바람이 불면
손잡고 빙글빙글 도는
주검들의 무도회
하늘로 오르려 하지만
끝내 떨어지고 만다

더는 구천을 떠돌지 말고
좋은 곳 가라고
지노귀굿 한 판
벌여주랴

너희를 밟으면
온몸 부서지며 부르는
이승의 마지막 노래
사시락(死始樂) 사시락(死始樂)


2001 처음 쓰고
2021 다시 씀